홍대 충격…‘하룻밤 거절’ 대만 女 유튜버, 중국인에 폭행당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대만 국적의 여성 유튜버가 낯선 남성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피해자는 가해자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조사 결과 중국 국적의 2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유튜브 구독자 약 46만 명을 보유한 류리잉(劉力穎)으로, 사건 이후 자신의 SNS에 멍이 든 모습과 피해 상황을 공개했다.
사건 경위
사건은 지난 15일 새벽 5시 20분께 홍대 거리에서 발생했다. 류리잉은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귀가 여부를 상의하던 중, 낯선 남성 2명에게 접근을 받았다. 남성들은 “같이 하룻밤을 보내자”는 제안을 했고, 이를 거절하자 류리잉의 친구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류리잉은 “만지지 말라”고 제지했으나, 남성은 손가락 욕설을 하며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후 말다툼으로 번졌고, 결국 류리잉은 뺨을 맞고 팔다리를 폭행당했으며, 심지어 엄지손가락 골절까지 당했다.
경찰 대응 논란
목격자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피해자에 따르면 경찰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 경찰은 가해자들을 지구대로 임의 동행했지만, 체포나 구속이 아닌 단순 귀가 조치에 그쳤다.
- CCTV 확인이나 추가 조사도 미흡했으며, 피해자는 “여권 번호만 확인하고 가해자들을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 일부 경찰관은 “이런 일은 흔하다”, “증명할 수 있느냐”는 발언까지 했다고 알려져 피해자와 여론의 공분을 샀다.
현재 경찰은 “향후 사건 관련자 조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 반응과 파장
이 사건은 대만 현지 언론을 통해 빠르게 보도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만 FTV 등 주요 매체는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 홍대에서 여성 관광객이 폭행을 당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일부 매체는 “한국의 헌팅 문화가 예상치 못한 폭력 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 여행 시 특히 여성 관광객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또한 류리잉의 SNS에는 “한국에서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여성들의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만인 여성은 “한국 남성에게 추근대는 상황을 촬영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피해자의 메시지
류리잉은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한국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는 “성인이 된 후 한국에 와서 많은 한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을 좋아하게 됐다”며 “이번 일 때문에 한국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여성이 같은 일을 겪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며, 자신을 대신해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 한국인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한국 사회가 고민해야 할 점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폭행 사건을 넘어 관광 안전, 여성 보호, 경찰의 초동 대응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 여성 안전: 유흥가에서 낯선 남성의 접근을 거절하다가 폭행으로 이어진 점은 심각한 문제다.
- 경찰 대응: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소극적 태도가 사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제 이미지: 사건이 해외 언론에 보도되며 한국 관광 안전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하며,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도 “헌팅 문화”와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피해자인 류리잉이 전한 메시지처럼, 앞으로는 어떤 피해자도 두려움 속에 침묵하지 않고,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