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쓰레기통서 여권 무더기 버려져… 한국인 납치 공포 확산
쓰레기통 가득한 여권들… 온라인에 퍼진 ‘충격 사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해하면 소름 돋는 사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캄보디아의 한 거리로 추정되는 곳에서, 쓰레기와 함께 수십 장의 여권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게시자는 “캄보디아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여권들, 대부분 태국 여권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에는 초록색과 갈색 여권이 뒤섞여 있었고, 일부 누리꾼은 “한국 여권도 있는 것 같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SNS에는 “납치 피해자들의 여권을 버린 것 같다”, “캄보디아 여행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올해 6월 태국 국경도시 포이펫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미 현지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태국 채널 7HD는 “사진 속 여권은 실제 태국 여권이 맞지만 대부분 만료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태국 출입국관리국은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여권 주인들을 찾고, 왜 버려졌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캄보디아, 왜 위험해졌나?
최근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1년에 10~20건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221건, 올해(2025년) 8월까지 이미 33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대부분 “캄보디아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해외 취업 광고에 속아 넘어갔다. 도착하자마자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기고,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조직에 강제로 동원된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과 전기 고문을 당하며, 일부는 인신매매 형태로 다른 조직에 팔리기도 한다.
“공항 내리자마자 납치”… 한국인 구조 요청 쇄도
캄보디아 한인회에 따르면, 최근에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납치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월급 1000만 원 보장”, “항공료·숙식 무료” 등의 광고에 속은 이들이 입국과 동시에 차량에 태워져 감금된다는 것이다. 정명규 캄보디아 한인회장은 CBS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엔 일주일에 5~10명 정도 구조 요청이 들어옵니다. 도망쳐 나온 사람도 있고, 연락이 끊긴 경우도 많아요.”
실제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 A씨는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출국했다가 감금·고문을 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에는 프놈펜 거리 한복판에서 50대 한국인이 납치돼 폭행을 당했다. 또 경북 상주 출신 30대 남성은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대표 사건 핵심 정리
1) 22세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 (8월 8일, 깜폿주 보꼬산 인근)
- 경위: 7월 중순 “전시회 참석” 명목으로 캄보디아로 출국 → 현지 조직에 납치·감금. 가족에게 몸값 5천만 원 요구 연락 후 두절.
- 발견: 8월 8일, 깜폿주 보꼬산 인근 차량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
- 원인: 현지 당국과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심한 고문에 따른 심정지로 확인. 사건은 취업 사기 연계로 지목됨.
2) 프놈펜 한복판 50대 한국인 납치·고문 사건 (9월 말)
- 조치: 캄보디아 경찰이 중국인 4명, 캄보디아인 1명을 체포. 한국인 50대 피해자를 납치·폭행한 혐의.
- 의미: 한국인 대상 범죄의 조직적·국제적 연계(중국계 조직 관여) 가시화.
3) 경북 상주 출신 30대 남성 연락두절·몸값 요구 (8월 19일 출국 → 8월 24일 영상통화)
- 경위: 출국 5일 후 가족에게 텔레그램 영상통화로 2천만 원 송금 요구 후 재차 실종.
- 수사: 가족이 대사관·경찰청 국제협력·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신고, 해외 범죄 조직 협박·갈취로 판단. (국내 다수 매체 종합)
“중국 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 점조직화된 범죄망
전문가들은 중국계 범죄 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면서 한국인 납치 사건이 급격히 늘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한국인들이 직접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중국 조직이 한국인 모집책을 흡수해 현지에서 범행을 벌이는 구조다. 캄보디아 남부 시하누크빌 한인회 오창수 회장은 “지난달에도 납치된 한국인 2명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탈출했다”며 “지금까지 200명 넘게 구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범죄단지 내부로는 접근조차 어렵고, 캄보디아 정부의 단속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캄보디아 여행, 가급적 취소·연기 권고”
이같은 사건이 잇따르자 외교부는 10월 10일, 프놈펜 지역 여행경보를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했다. 이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 수준의 위험이 있을 때 발령되는 경보다. 정부는 “긴급한 용무가 아니면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당부했다.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경찰은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해 납치·감금 사건 대응 및 구조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해외취업·여행 시 꼭 기억해야 할 안전수칙
고수익 해외 일자리 제안은 반드시 사실 확인 | SNS 광고, 항공권 제공 제안은 사기 가능성 높음 |
여권·휴대폰은 절대 타인에게 맡기지 말 것 | 현지 도착 후 압수당하면 연락 불가 |
가족에게 여행 일정 공유 | 연락 두절 시 빠른 대처 가능 |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확인 | 최신 여행경보 필수 확인 |
위험 상황 시 즉시 영사콜센터 연락 | +82-2-3210-0404 (24시간 긴급 연락 가능) |
“캄보디아에서의 ‘돈벌이’는 환상이자 위험”
캄보디아에서 “한 달에 10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말은 철저한 거짓말이다.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고수익 유혹에 넘어가면 결국 감금과 폭행, 그리고 목숨의 위협을 맞이한다”고 경고한다. 지금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쓰레기통 속 여권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국제범죄의 현실을 경고하는 신호탄이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누구라도 “너무 좋은 제안”에는 반드시 한 번 더 의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