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면 바로 1억?… 출산장려금 134억 쏜 '이 회사'
“회장님, 1억 받으러 왔습니다”

출산장려금 누적 134억… 사내 출산 57% 늘린 부영의 실험
저출생 문제가 국가적 위기로 떠오른 가운데, 한 기업의 파격적인 선택이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녀 1명당 출산장려금 1억원 지급이라는 전례 없는 제도를 도입한 부영그룹 이야기다. 부영그룹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출산장려금이 누적 134억원을 돌파했다.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실제 출산율 증가라는 가시적 성과까지 나타나며 재계 전반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산하면 1억원… “말이 아니라 실제로 지급했다”
부영그룹은 5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지난해 자녀를 출산한 직원 36명에게 총 36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쌍둥이를 출산한 직원 1명은 2억원을 받았고, 이미 첫째 출산 때 1억원을 받은 뒤 이번에 둘째 이상을 출산해 추가로 1억원을 받은 직원도 10명에 달했다.
📊 수치로 보면 변화는 더 분명하다.
- 제도 시행 전(2021~2023년) 연평균 사내 출산: 23명
- 제도 시행 후 지난해 출산 직원 수: 36명 → 약 57% 증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제도가 지속될수록 출산 인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적 134억… 해마다 커지는 규모
출산장려금 지급 내역을 살펴보면 제도의 확장성이 드러난다.
✔ 2024년: 제도 첫 공개→ 2021년 이후 출산 직원 70명에게 70억원 지급
✔ 2025년: 전년도 출산 직원 28명에게 28억원 추가 지급
✔ 2026년: 출산 직원 36명에게 36억원 지급
결과적으로 누적 지급액은 134억원에 이르렀다. 기업 내부 복지 예산으로는 이례적인 규모지만, 부영은 이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둘째·셋째 출산까지 이어졌다
이번 제도의 가장 큰 성과는 다자녀 출산 증가다. 제도 시행 이후 둘째 이상을 출산하거나 다둥이를 낳아 총 2억원 이상을 받은 직원은 11명에 달한다.
✔ 9년 만에 둘째를 낳은 사례
✔ 다문화 가정의 출산 사례
✔ 고연차 직원의 늦은 출산 참여
1억원이라는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이 “둘째, 셋째는 부담스럽다”는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법까지 바꾼 기업 제도
부영의 출산장려금은 제도 자체로 끝나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는 기업이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적용 기준
- 2024년 1월 1일 이후 지급분부터 소급 적용
- 과거 출산분까지 포함해 직원들은 1억원 전액을 그대로 수령
기업의 복지 실험이 국가 세제 개편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매우 드물다.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출산 인센티브’
부영의 사례를 계기로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 농기계 기업 TYM: 셋째 출산 시 1억원
- 게임사 크래프톤: 출산장려금 6000만원 + 육아지원금 최대 4000만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게 ‘저출생 추세 반전 기여’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기업이 먼저 마중물이 돼야 한다”
이 회장은 시무식에서 “저출생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라며, “기업이 먼저 움직여 사회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영의 사례가 과거 국채보상운동, 금 모으기 운동처럼 자발적인 참여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 제안도 눈길
이날 이 회장은 ‘유엔데이(10월 24일)’ 공휴일 재지정도 다시 제안했다. 6·25전쟁 당시 총 60개국이 대한민국을 지원했고, 그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유엔데이는 한때 공휴일이었지만 1976년 폐지됐다. 그는 이를 재지정할 경우 외교 관계 개선과 국가 위상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 복지가 아닌 ‘결과를 만든 정책’
부영그룹의 출산장려금 제도는 보여주기식 복지가 아니다. 실제 출산율 증가, 다자녀 확산, 세법 개정, 재계 확산까지 이어진 현실적인 정책 실험이다. 저출생 해법을 둘러싼 논의가 반복되는 가운데, “말이 아니라 돈으로, 선언이 아니라 결과로” 접근한 이 사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출산율 반등의 실마리는, 어쩌면 이런 구체적인 실행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