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하자' 손 내밀자, 트럼프 “무조건 항복해라”
트럼프 “무조건 항복 아니면 합의 없다”… 이란 중재 카드에도 전쟁은 더 커졌다

중동 전쟁 2주차, 협상보다 강경 발언이 앞선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2주차에 접어들면서 전쟁의 방향이 더 거칠어지고 있다. 이란에서는 처음으로 공식적인 “중재 시도” 언급이 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무조건 항복 외에는 어떤 합의도 없다”는 식의 초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며 사실상 협상 여지를 좁혔다. 겉으로는 종전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실제 흐름은 정반대다. 외교의 문이 열리기보다 군사 압박이 더 강해지면서, 이번 충돌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먼저 꺼낸 ‘중재’ 신호, 하지만 분위기는 냉랭
이번 국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이란 쪽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종전·중재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이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히며, 평화를 원하지만 국가의 존엄과 주권을 지키는 문제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발언은 단순한 화해 제스처라기보다,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과 국제사회 시선을 동시에 의식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이란 내부에서 최고지도자 체제 이후 권력 재편 문제가 민감해진 상황과 맞물리면서, 외교적 출구를 만들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협상 제안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사실상 굴복 요구에 가까운 조건을 앞세우며 더 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종전 조건은 항복”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란과의 합의 조건은 “무조건 항복”뿐이라고 못 박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전후 이란의 지도체제와 차기 지도자 문제까지 언급하며, 전쟁이 단순한 응징이나 제한적 군사행동이 아니라 정권 질서 재편까지 겨냥한 것처럼 보이는 발언을 이어갔다. 또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며 전후 질서 구상에까지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이것은 단순한 강경 발언을 넘어, 미국이 이번 충돌을 통해 이란의 군사력만이 아니라 국가 운영 방향 자체를 바꾸려 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때문에 중재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실제 협상 테이블까지 가는 길은 매우 멀어 보인다.
전쟁은 왜 더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나
현재 상황이 위험한 이유는, 전쟁 당사자들이 모두 “지금은 물러설 때가 아니다”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 우위를 점했다고 보고 있고, 이란은 큰 타격을 입었더라도 체제와 자존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런 구조에서는 전쟁이 끝나기보다 오히려 강도만 달라진 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지도부 교체, 핵·미사일 능력 제거, 역내 영향력 차단 같은 목표가 전면에 등장하면 전쟁 목적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단순한 휴전 합의만으로는 갈등이 정리되기 어렵다. 결국 지금의 중재 언급은 평화의 시작이라기보다, 더 큰 충돌 직전의 탐색전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
이란의 ‘미사일 도시’, 오히려 약점이 된 이유
이번 전쟁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거론되는 장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란의 지하 미사일 기지, 이른바 ‘미사일 도시’다. 원래 이 시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버텨내기 위한 전략 자산으로 알려져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산악지대와 지하 터널망에 미사일과 발사대를 숨겨 놓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으로 구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전쟁에서는 이 구조가 오히려 약점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는 단순하다. 미사일은 결국 발사를 위해 지상으로 나와야 하고, 이 순간 정찰·감시 자산에 포착되면 곧바로 타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숨어 있는 동안은 안전해 보여도, 움직이는 순간 위치가 노출되는 셈이다.
지하 기지의 맹점은 ‘숨는 것’이 아니라 ‘나오는 순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하 미사일 기지 상공과 주변을 장시간 감시하면서, 이동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공격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터널 입구, 연결 도로, 지상 보급시설, 발사대 이동 경로는 위성사진과 정찰자산으로 비교적 식별이 가능하다. 즉, 진짜 약점은 지하 그 자체가 아니라 지하와 지상을 연결하는 좁은 출입 경로다. 이 길목이 막히거나 무너지고, 발사대가 지상에 나오는 순간 타격을 받으면 이란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도 제대로 쓰기 어렵다. 결국 “많이 갖고 있는 것”과 “실제로 발사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가 됐다. 일부 보도에서는 최근 며칠 동안 이란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사일이 남아 있어도 전력이 유지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핵심은 발사대와 운용 체계다. 미사일은 생산하거나 비축할 수 있어도, 실제로 그것을 전장에 올려 발사하는 체계가 무너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발사대는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고, 통신망과 지휘체계가 흔들리면 대량 보유 자체가 의미를 잃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실질적인 군사력이 사실상 소멸했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물론 이런 평가는 미국 측 주장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적어도 현재 전황만 놓고 보면, 이란이 보복 공격을 이어가고는 있어도 초반에 기대했던 수준의 미사일 대응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선은 이란·이스라엘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번지는 중
이번 사태가 더 위험한 이유는 전쟁터가 특정 국가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뿐 아니라 걸프 지역의 미군 시설이 있는 국가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본토 군사시설은 물론 역내 친이란 세력까지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레바논, 이라크,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이름이 계속 언급되는 것만 봐도 이미 전쟁의 범위는 훨씬 넓어졌다. 즉, 지금의 충돌은 두 나라만의 싸움이 아니라 중동 전체의 안보 구조를 흔드는 사건으로 커진 상태다. 이런 국면에서는 작은 오판 하나가 더 큰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해협 충격, 전쟁보다 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군사 충돌 못지않게 세계 경제를 흔드는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곳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으로, 중동산 원유가 바깥으로 나가는 가장 중요한 해상 통로 중 하나다. 그런데 전쟁 격화 이후 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이 급감했고, 일부 보도에서는 통항량이 평시 대비 90% 안팎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물류가 막히면 시장은 가장 먼저 가격으로 반응한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일부 투자은행은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전쟁이 중동 안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기름값과 물가 충격은 전 세계 소비자에게 바로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유가 급등이 의미하는 것… 한국도 남의 일이 아니다
국제유가 상승은 단순히 주유소 가격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운송비, 항공료, 화학 원료 가격, 전력 생산비, 생활물가까지 전방위로 영향을 준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중동 정세 불안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부와 업계는 원유 수급과 항로 안정성, 선박 운항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단기간 급등하면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름값뿐 아니라 생필품 가격까지 오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전쟁은 외교·군사 뉴스인 동시에, 한국 가계경제와 기업 비용 구조에 직접 연결되는 경제 뉴스이기도 하다.
한국인 대피도 본격화… 카타르·요르단·쿠웨이트에서도 이동
전쟁이 길어지자 한국 정부의 재외국민 대피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외교당국 발표에 따르면 카타르 체류 한국인 65명이 3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인접국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했고, 요르단에서는 5일과 6일 이틀간 단기체류자 41명이 출국했다. 쿠웨이트에서도 한국인 14명과 외국인 배우자 1명이 대사관 지원을 받아 사우디로 빠져나갔다. 앞서 이란과 이스라엘에서도 한국인들이 인근 국가로 이동한 바 있어, 대피 범위가 전쟁 당사국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이는 현지 위험이 단순한 국지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왜 대피가 이토록 빠르게 늘어나나
재외국민 대피가 늘어나는 이유는 단순히 폭격 지역에 있어서만은 아니다.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항공편 결항, 국경 통제, 공항 운영 차질, 도로 이동 위험, 통신 불안까지 함께 부른다. 즉, 지금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각국 대사관은 차량 지원, 국경 통과, 공항 수속 지원 같은 실무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아직 버틸 수 있다”는 판단보다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중동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 중인 한국인, 또는 출장을 앞둔 사람이라면 현지 공관 공지와 외교부 안전 안내를 가장 우선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쟁의 승패보다 더 중요한 질문, ‘어디까지 번질 것인가’
지금 중동 상황에서 핵심은 누가 더 많이 때렸느냐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어디까지 확전되느냐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적 성과를 강조하고 있고, 이란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내보내려 한다. 이런 국면에서는 어느 한쪽이 체면을 지키기 위해 추가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란 내부 권력 재편, 역내 친이란 세력 움직임, 러시아를 포함한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 전쟁은 더욱 복잡해진다. 즉, 이번 충돌은 단순한 보복전이 아니라 중동 질서 재편과 에너지 시장, 국제 외교가 한꺼번에 흔들리는 복합 위기라고 보는 편이 맞다.
이번 사태를 보는 핵심 포인트 4가지
첫째, 이란의 중재 언급이 나왔지만 실제 협상 국면으로 보기는 아직 어렵다.
둘째, 트럼프의 “무조건 항복” 발언은 전쟁 목표를 더욱 높여 장기전을 부를 수 있다.
셋째, 이란의 지하 미사일 기지는 상징성은 컸지만 실전에서는 운용상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넷째, 한국 입장에서는 원유 수급, 해상 물류, 재외국민 안전이 가장 직접적인 변수다.
결국 지금은 “끝날 조짐”보다 “더 커질 위험”을 먼저 봐야 하는 시기다. 이란이 처음으로 중재 가능성을 꺼내 들었지만, 미국은 오히려 더 강한 압박으로 응수했다. 겉으로는 협상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 전장은 더 넓어지고 있고, 경제 충격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 도시가 약점으로 바뀌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크게 줄고, 한국인 대피가 중동 여러 나라로 확대되는 흐름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일시 충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지금 시장과 외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 번의 결정적 공격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소모전과 예측 불가능한 확전이다. 당분간은 휴전 기대보다 추가 충돌 가능성을 더 무겁게 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