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찢어졌는데 사과 없다… 안산 물축제 고압 워터건 사고, 결국 검찰 송치
안산 물축제 안전관리 논란, 주최·행사업체 검찰 송치

지난해 여름, 경기 안산에서 열린 대형 물 축제 현장에서 충격적인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즐거워야 할 축제 무대 위에서 한 대학생이
고압 워터건에 얼굴과 손을 크게 다쳐 결국 학업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사고 발생 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주최 측과 행사업체 누구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아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 주최 측·행사업체 관계자 4명 검찰 송치
안산단원경찰서는 최근 해당 사고와 관련해 물 축제 용역업체 관계자 2명과 안산문화재단 직원 2명 등 총 4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장비 관리와 안전 조치 전반에서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사고는 2025년 8월 15일, 안산문화광장과 광덕대로 일대에서 열린 ‘안산서머페스타 물축제’ 무대에서 발생했다. 노래 공연이 진행되던 도중, 무대 위에 갑작스럽게 고압 워터건이 올라왔고, 이를 들고 있던 공연자 중 한 명이 관객을 향해 물을 분사하던 중 사고가 벌어졌다.
얼굴과 손이 찢어지는 중상…현장에선 누구도 대비 못 했다
피해자인 대학생 A씨는 동료가 쏜 고압 워터건 물줄기에 얼굴과 손등을 정면으로 맞아 피부가 찢어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단순한 물놀이용 장비가 아닌, 상당한 수압을 가진 워터건이었지만 공연자들은 사전에 해당 장비를 본 적도,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워터건은 공연 전 계획에 없던 장비로, 사전 협의 없이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 교육이나 위험성 안내 역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정상적인 공연에 쓰이지 않는 장비” 가족의 분노
피해 학생의 가족은 “해당 워터건은 일반적인 무대 공연에서 사용되는 장비가 아니다”라며 “안전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자들에게 장비를 쥐여준 것은 명백한 관리 책임 방기”라고 주장했다. 결국 가족은 주최 측과 행사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하며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달라고 요구했다.
경찰 판단 “안전조치 의무 위반 인정”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장비의 적합성, 안전 시스템 작동 여부, 사전 교육 및 협의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행사 업체와 주최 측 모두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 협의 없는 기기 교체, 안전 교육 미비 등 기본적인 안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워터건을 쏜 동료·안산시 공무원은 불기소
반면, 워터건을 직접 쏜 공연자 B씨는 현장에서 장비가 갑작스럽게 바뀐 상황이었고, 해당 장비의 위험성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고려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안산시 공무원 역시 행사 주최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5개월이 지나도 사과 한마디 없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사고가 난 지 5개월이 넘도록 재단이나 업체 중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이번 검찰 송치는 사고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피해 학생 A씨는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 1학기 휴학을 결정한 상태다.
물 축제 안전, 이제는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최근 전국 각지에서 물을 활용한 여름 축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지만, 관객과 출연자의 안전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체에게 명확한 형사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물놀이 장비는 수압과 거리, 사용 환경에 따라 충분히 위험해질 수 있다”며 “사전 점검과 교육, 장비 승인 절차가 제도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향후 재판 결과와 제도 개선 여부 주목
이번 사건은 앞으로 유사한 물 축제와 공연 현장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의 판단과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축제 안전 관리 기준이 한층 강화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다시는 즐거워야 할 축제 현장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