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 철책·도로 차단까지… 이재명 대통령 ‘남북, 진짜 원수 됐다’
이재명 대통령 발언으로 본 최악의 남북관계 현실과 과제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남북관계를 두고 “과거에는 원수인 척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진짜 원수가 된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대통령의 이 발언은 단순한 수사라기보다는, 현재 남북관계가 역사적으로도 매우 경직된 국면에 들어섰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례 없는 군사적 차단”…북한의 변화된 태세
이 대통령은 남북 군사 대치가 이어져 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군사분계선 전반에 걸친 삼중 철책 설치, 도로와 교량 차단, 평지 지역에 방벽을 구축하는 방식은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정부 내부에서는 단순한 공격 준비라기보다는, 북한이 남한의 군사적 행동을 과도하게 경계하고 있는 결과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즉, 서로가 서로를 공격 주체로 상정하며 불신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핵심은 ‘의도’보다 ‘불신의 누적’
상대의 행동을 방어로 볼 것인지, 공격의 전조로 볼 것인지에 따라 긴장의 수위는 크게 달라진다.
⚠️ “강 대 강이 만든 증오”…정책 선택의 결과
이 대통령은 남북 모두가 불필요한 강경 대응을 반복한 결과, 현실적 이익과 무관하게 적대감만 증폭됐다고 진단했다. 적대성이 커질수록 군사비 부담, 투자 위축, 외교 리스크 등 경제적 손실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재의 대치 국면은 실용적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과거에는 긴장 속에서도 최소한의 소통 여지는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접촉 자체를 거부하는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대화 복원의 필요성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할 사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적대 완화를 시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대목은 ‘선제적·주도적’ 역할에 대한 언급이다. 북한의 반응을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긴장을 낮출 수 있는 여지를 먼저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다. 이 과정에서 통일부의 역할이 다시 강조됐다. 군사·외교적 계산을 넘어, 신뢰 회복과 교류의 실무를 담당하는 부처로서 통일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북한 정보 공개 논의…표현의 자유 vs 안보 논쟁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북한 매체 접근 문제도 함께 거론됐다. 일반 국민이 북한 신문이나 웹사이트를 자유롭게 열람하지 못하는 현행 구조에 대해, 과도한 차단이 오히려 국민의 판단 능력을 낮게 보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정부 내부에서는
✔ 단순 열람은 처벌 대상이 아니며
✔ 연구·분석 목적의 접근은 이미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다만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조정할 필요성은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인도적 사안도 숙제…비전향 장기수·납북자 문제
남북관계 개선 논의 속에서 인도적 사안도 다시 언급됐다.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지속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라는 인식이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호응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역시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될수록 더 어려워지는 문제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리하면…남북관계, 어디로 가고 있나
이번 발언들을 종합하면, 정부는 현재의 남북관계를 역사상 가장 경직된 상태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며, 단기 성과보다는 긴 호흡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강경 기조를 완화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와 북한의 실제 위협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남북관계는 이념이나 감정이 아닌, 현실과 국익의 문제다.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이 곧 양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닫힌 문을 그대로 두는 것이 반드시 안보를 강화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정책 선택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