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싱크홀 참사, 오토바이 운전자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 서울시 책임은?
서울 도심에서 다시 한번 안타까운 싱크홀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엔 장마철도 아닌 봄철, 강동구 명일동 한복판에서 도로가 갑자기 무너져 내려 한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 사건 개요 – 지름 20m, 깊이 20m의 대형 싱크홀
2025년 3월 24일 오후 6시 29분경,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발생한 이 싱크홀은 지름과 깊이가 각각 20m에 이르는 대형 규모였습니다. 이 싱크홀에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박모 씨(34)의 오토바이가 그대로 빨려 들어갔고, 박 씨는 이후 17시간 동안 행방불명 상태였습니다.
구조대는 밤샘 수색 작업을 통해 25일 낮 12시 36분, 싱크홀 중심에서 약 50m 떨어진 지점에서 헬멧과 바이크 장화를 착용한 채 숨진 박 씨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 청년 가장 박씨, 일터와 집 사이서 사라지다
박씨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여동생을 부양하며 가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낮에는 광고회사 프리랜서 직원, 밤에는 배달 라이더로 일하며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을 바쁘게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일만 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유명했어요. 늘 바빴죠.”
– 고등학교 친구 김모씨“회사 퇴근 후 밤새 라이더 일, 그리고 다시 아침 출근... 항상 존경스러웠습니다.”
– 직장 동료 A씨
🕳 사고 원인 – 공사장과 노후 기반시설의 복합 문제
이번 사고의 핵심 원인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공사
사고 지점은 지하철 9호선 연장 구간 공사장과 가까우며, 싱크홀 중심은 공사장 입구에서 약 80m 거리에 불과합니다.
서울시는 사고 발생 지점과 해당 구간 터널의 1공구 종점 터널이 “거의 일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미 두 차례나 '지반 붕괴 위험' 민원이 들어갔다는 사실입니다.
공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2024년 10월과 2025년 2월 두 차례, “터널 붕괴 위험이 크다”는 민원을 서울시에 제기했지만, 서울시는 “이상 없다”고만 답변했습니다.
💦 노후 수도관 파열 및 지하 누수
현장 아래 2004년에 설치된 노후 수도관도 문제로 지목됩니다. 이 수도관이 파열되어 누수가 발생했고, 약 6480톤의 흙과 물이 9호선 터널 공사현장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결국 지반이 약해지고 터널 상부가 붕괴, 싱크홀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지하수를 빼면 동공(빈 공간)이 생깁니다. 물이 지지 역할을 하는데, 물이 빠지면 도로 위 하중에 의해 땅이 꺼지는 겁니다.”
– 안형준 교수 (건국대 건축공학과)
📉 반복되는 싱크홀 사고…5년간 957건, 10년간 2085건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까지 전국에서 957건의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이틀에 한 번꼴이며, 지난 10년간 발생 건수는 208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역별로는:
- 경기도: 429건
- 강원도: 270건
- 서울: 216건
- 광주: 182건
이 가운데 52건에서 부상자 71명이 나왔으며, 대부분의 원인이 상하수도 누수 및 지반 붕괴였습니다.
🚧 도로 위의 공포…주민 불안도 높아져
사고 후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바로 옆 주유소에서 폭발이라도 났으면 어쩔 뻔했나 싶어요.”
– 김여길 씨(67세, 천호동 거주)
“출퇴근길에 또 싱크홀이 생길까 불안합니다.”
– 유세영 씨(52세, 강동구 거주)
이번 사고 직전에도 인근 주유소 바닥 균열 민원이 접수됐고, 9호선 시공사와 감리단이 방문해 점검했지만 “이상 없다”는 판단만 반복됐습니다.
🧪 전문가 조언 및 정책 제언
-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통한 정기적 지반 탐사 필요
- 지하 매설물(상수도, 가스, 통신선 등) 관리 강화
- 물막이 공사 및 시공품질 엄격 관리
- 공사현장 균열 발생 시, 책임자 처벌 강화
-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도로 포함 필요
“도시의 무분별한 지하개발은 시민 안전을 위협합니다.
철도 지하화도 ‘안전’ 기준에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 한 청년의 삶을 지킨다는 것
박씨는 단순한 사고 피해자가 아닙니다. 그는 오늘도 어딘가에서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을 수많은 청년 가장의 대표였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우리는 도시 개발과 시민 안전의 균형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 직후 지하철 9호선 공사를 일시 중단했고, 동북선·위례선 등 타 도시철도 공사 현장도 긴급 점검에 들어갔고, 경찰과 서울시, 국토부 역시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책임소재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